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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후기 (편집국 토요판팀 최우리)
작 성 자 : 인재개발부 등 록 일 : 2012-05-11 조 회 : 7727

 

겸손하되 분노할 줄 아는 기자로 살겠습니다.


최종합격연락을 받고 잠시 기뻤습니다. 이 순간만을 기다렸는데, 기쁨의 시간이 이리도 짧다니 아쉬웠습니다. 돌아보니 기쁨보다는 정말 한겨레사람답게 덜컥 겁이 나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미친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바로 대하기에 나란 사람은 겁도 많고 부끄러움도 많은 것은 아닐까 인정해야했습니다. 그날 밤 한겨레기자로 살면서 사람과 역사에 대한 애정, 그리고 분노할 줄 아는 용기를 잊지 말자고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그렇게 매일 아침 공덕역에 내려 푸른 한겨레사옥으로 걸어가는 길, 정말 한겨레로 가는 길이 맞는지 나와 솔직한 대화를 하려 합니다.


“경험과 고민의 깊이가 남달라 좋은 기자가 될 거에요” 오랜시간 저의 꿈을 응원해준 사람들로부터 ‘한겨레와의 싱크로율 200%’라는 축하인사를 받으면서 가장 듣기 좋고 기억에 남을 말이었습니다. 기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우선일 수 있었지만, 한겨레기자가 아니라면 끝이 아니라고 고집부렸던 저였습니다. 다른 신문사나 방송사 경험을 할 때도 늘 한겨레만을 미련하게 바라봤습니다. 설혹 이 사랑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전 계속해서 외사랑을 계속했을 정도로 푹 빠져버렸습니다.


이제 그 허약했던 외사랑이 온전한 사랑이 되는 길을 걸으려합니다. 수요일 정오 안국동 일본대사관 앞에서 함께 노래불렀던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과 활동가언니들의 용기, 속살을 훤히 드러낸 채 배를 보이며 숨을 헐떡이던 한강변의 청개구리에 대한 연민, 공동체가 해체되는 환경갈등에 놓여진 지역주민들의 그늘, 파편화된 대학사회에서 가난함을 숨긴채 밥벌이와 학교생활을 이어가야했던 한 후배의 눈물... 말할 수 없는 사람들과 생명을 대신해서 이 자리에 있음을 잊지 않는 것만이 한겨레와의 사랑이 온전해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때로 무한한 사랑은 관계에 독이 될 수 있는 것도 잊지 않고 현명하게 사랑하는 법을 배워가겠습니다.


한 달간의 전형기간, 한겨레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참 기뻤습니다. 제게는 합격소식을 듣는 순간보다 글을 쓰고 면접을 보는 순간순간이 더 행복했습니다. 전형기간의 설레는 기쁨과 합격 이후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여름을 지내게 돼서 참 고맙습니다. 인생의 가을과 겨울을 맞아서도 이 여름의 쏟아지는 금빛 햇살과 초록빛 꿈을 잊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한겨레 안에서 선배, 독자들의 사랑을 먹으면서 무럭무럭 성장하겠습니다. 한겨레기자답게 겸손하되 분노할 줄 아는 젊은 기자로 살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