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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후기(편집국 사회1에디터석 24시팀 신민정)
작 성 자 : 인재개발부 등 록 일 : 2018-01-22 조 회 : 2013
한 영화관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의 일입니다. 제가 일하던 곳에 자주 오는 단골 할아버지가 있었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단골’은 아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한 번도 영화를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남루한 양복에 퀴퀴한 냄새를 풍기던 그 할아버지는, 오전에 와서 오후 시간대의 영화표를 한 장 끊고, 내내 영화관에 앉아 있다가 영화가 시작하기 직전에 영화표를 환불해가곤 했습니다. 그 곳에서 일했던 약 8개월 동안 저는 할아버지가 한 번도 영화 보는 걸 본 적이 없었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감히 물어볼 순 없었지만, 예상은 할 수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눈치를 덜 보면서 앉아 있을 공간이 필요했던 것 아닐까요. 돈을 들이지 않고도 시간을 때울 수 있는 마땅한 공간이 없어 영화관에 오게 된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았고요. 만약 제 예상이 사실이라면, 빈곤과 무료함으로 여생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미처 보지 못한 곳에 많이 있을 거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괜히 아르바이트 하는 내내 고민이 많아지곤 했습니다.
 
제가 기자를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세상에 목소리를 내고 싶어도 낼 수 없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어 기자를 꿈꿨습니다. 하루하루를 ‘사는’ 게 아니라 ‘버티는’ 이들, 세상이 자신에게 그저 차갑기만 하다고 느끼는 그런 사람들 말입니다. 한겨레 선배들의 기사를 보며 이런 꿈은 더 확고해졌습니다. 세월호 참사, 백남기 농민 사건 등 제도권에서 묻힐 뻔한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한겨레를 통해 퍼지는 것을 봤습니다. 저 또한 한겨레에서 이런 울림을 주는 기사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한겨레에서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초심을 잊지 않으면 가능한 일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일하고 싶습니다. 입사 첫 날 다짐을 항상 되새기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