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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후기(편집국 디지털영상부문 24시팀 오연서)
작 성 자 : 인재개발부 등 록 일 : 2019-02-13 조 회 : 1472

 

지난 8월24일 금요일. 한겨레신문 최종면접날. 태풍 ‘솔릭’이 한반도를 덮칠 거라는 일기예보로 전국이 떠들썩했지만, 제가 보조교사로 일하고 있는 영어학원은 문을 열었습니다. 대부분의 초등학교에 휴교 권고가 내려졌는데도 학원은 문을 열었습니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는 학부모들의 하소연에 원장님은 문을 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일하고 있는 학원의 일부 아이들은 수업이 끝나도 집에 가질 않습니다. 다음 학원 차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학원 차를 놓치기라도 하면 원장님은 아이를 학원까지 직접 데려다 주시기도 합니다. 엄마의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날엔 학원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2년 가까이 보습학원에서 일을 하면서 본 한국의 보육 현실이었습니다. 학교가 끝난 뒤 아이들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학원이었습니다. “공부를 안 해도 좋으니 안전하게 5시까지만 맡아 달라”고 말하는 학부모도 있었습니다. 사교육기관이 방과 후 갈 곳 없는 아이들을 돌볼 책임까지 떠맡게 된 겁니다. 학원은 교육에 집중하고, 맞벌이 부부는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데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문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고 싶었습니다.

 

8월27일 월요일. 한겨레신문 최종합격자 발표 날. 한창 수업을 하던 도중 합격 통보 전화를 받았습니다. 합격의 기쁨을 짧게 만끽한 뒤 교실로 돌아왔을 때 학원의 풍경이 새삼 생생하게 두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육과 보육이 불안하게 공존하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년 가까이 혼자서 끄적이던 이런 생각들을 이제는 기사화할 수 있게 됐다는 사실에 짜릿함을 느꼈습니다.

 

긴 기자 준비 기간 동안 일기장에만 적어 왔던 문제들을 기자로서 취재하고, 기사로 쓰는 과정들이 기다려집니다. 더불어 선배들의 가르침과 도움들을 받으며 앞으로 더 많은 문제들을 찾아낼 수 있는 한겨레 기자로 성장할 날들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