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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후기(편집국 디지털영상부문 24시팀 이정규)
작 성 자 : 인재개발부 등 록 일 : 2019-02-13 조 회 : 1372

 

한겨레를 지켜야 한다. 자꾸 머릿속에서 맴도는 말입니다. 선배들이 수습기자들 앞에서 나지막이 중얼거리던 말이기도 합니다. 인재개발부, 편집국, 출판국, 디지털미디어국, 그리고 광고국과 사업국, 심지어 자회사인 허핑턴포스트까지. 왠지 모르게 그 사람들로부터 '한겨레를 지키겠다'는 먹먹한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일은 사랑해도 직장과 나를 분리해야지, 다짐해 왔는데 갑자기 혼란스러웠습니다. 어느 한 선배가 던진 한마디가 특히 무거웠습니다.

 

"인생을 걸고 선택한 직장이다. 이곳은 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

 

잘 들리지조차 않은 작은 목소리라 그 말에 더 귀 기울이고 말았습니다. 고민이 커졌습니다. 선배들이 하나같이 한겨레를 지켜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한겨레는 지금 위기인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한겨레가 혁신해가면서도 지켜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한겨레다운 기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지금 고민해봐야 풀리지도 않을 고민에 짓눌렸습니다. 밝고 웃고 해맑아야 하는 신입사원이 잠깐이지만 침울해지고 말았습니다.

 

정신 차렸습니다. 저기 저 모든 문제는 제가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깜냥을 인정하고 긍정 기운을 내뿜어봅니다. 선배들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짐짓 표정을 살펴봅니다. 제게 웃어주는지, 표정이 무거운지, 무엇이 그리 고달픈지 읽어봅니다. 그들에게는 들리지 않게 '대책 없이 해피엔딩이다'라고 읊조립니다. 아직은 교육받는 수습사원이니까. 내가 잘 웃고 잘 인사하고 잘 배우면 그들도 내게 좋은 영향을 받을 거라며 자신을 위로합니다.

 

만 서른. 한겨레와 저는 동갑입니다. 부끄럽게도 남들보다 긴 시간을 언론사 입사에 썼습니다. 2012년도에 1년가량 언론사 입사를 준비했습니다. 이후, 새로운 학교에 편입했다가 2015년도에 다시 시작했습니다. 길게 보면 8년, 짧게 보면 4년이 걸려 언론사를 준비했습니다. 한겨레에 3번 서류를 내서 떨어졌고, 1번은 필기에서 탈락했습니다. 괴물들만 한겨레에 가는 줄 알았는데 제가 지금 여기 한겨레에 있습니다. 그 긴 시간을 버티며 얻은 작은 믿음이 있습니다. '내 하루에 주어진 몫을 다하면 뭐라도 되는구나'라는 믿음입니다.

 

언젠가는 한겨레를 지키는 좋은 기자가 되려 합니다. 아직은 커 보이는 선배를 보며 한숨이 나오지만 말이죠. 그래도 선배들 고민이 무언지 잘 듣고, 잘 묻고 잘 적고 있습니다. 입문교육을 받는 신입으로 주어진 몫을 다하는 중입니다. ‘사스마와리’에 가서는 잘 돌아다니고, 잘 보고하고, 잘 쓰려 합니다. 그렇게 제 몫을 다하며 1년이 지나고 5년이 흐르고 30년이 지나가기를. 어느덧 60살이 된 동갑내기 한겨레를 보며 '잘 지켰구나'라고 나지막이 말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